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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4 1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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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치유라고 부르던, 구원이라고 부르던, 아니면 불교적으로 깨달음이라고 부르던, 그것은 절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게 아닙니다. 일시적으로는 외부의 사물이나 사람에게서 치유/구원/깨달음을 얻은 것 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단지 하나의 계기일 뿐 자신의 내부에서 진짜 치유/구원/깨달음이 일어나지 않는 한 곧 사라져 버릴 신기루에 불과하죠. 누군가 내 입장에 공감하고 위로해주고 사랑해주고 이런 것은 일시적인 위안일 뿐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자신에게 공감/위로/사랑을 건네주는 사람을 욕망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미워하면서 다시 마음에 생채기를 내기 때문입니다. 전자를 "탐"이라 하고 후자를 "진"이라 합니다. 이런것에 대해 잘 모르는 걸 "치" 라고 부르구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남을 사랑하되 그 댓가를 전혀 바라지 않아서, 혹시 사랑에 대한 보답이 전혀 돌아오지 않아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이 되야 진짜로 상처가 치유된 겁니다. 그러려면, 무조건적인 용서와 참회만이 그 방법인거죠. 저는 이렇게 말을 어렵게 하는데, 법륜스님은 상황에 맞게 쉬운 말로 하시니 정말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