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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3 15: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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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다고 착한 게 아니에요. 오래 전 일이지만 영등포에서 무료급식하는 거 배식 몇 번 봉사하러 간 적 있는데 진짜 태도가 내 밥 내놔라 이거였어요. 거기 재료는 전부 기부하신 걸로 채워지는 거였는데 우리가 무슨 나랏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요. 반찬투정 상상 이상으로 많고, 짜다 싱겁다, 맛 없다, 싸구려만 내놨다 별 소리 다 들어봤고요.
제가 갔을 때 중 한 번은 소뼈를 잔뜩 기부를 해 주셔서 그거 푹 고아서 갖고 갔는데 곰탕 잘 못 끓인다는 둥, 뼈가 질이 안 좋은 걸 썼다는 둥 진짜 별 소리 다 듣고 속으로 '씨바 그럼 먹지를 마라 줘도 지랄이약!!!!'이라고 몇 번을 소리 쳤어요.
보육원 봉사 몇 달을 갔는데 거기서도 우리가 돈 안 쓴다고 투덜거림 장난 아니었어서 결국 몇 달만에 다른 단체로 교체됐고요.
가난한 사람이 선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그런 거 없는 경우 너무 많아요.
저런 사람들 중에는 분명 급식 한끼 안 먹어도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고 싶다고 투덜거리면서 자기가 정당한 컴플레인을 걸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