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77
2015-04-03 09:04:02
1
동종 경쟁업체가 많기 때문에 가게 하나가 먹고 살려면 치킨 한마리를 팔아 남기는 이윤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이 말은 현실적으로야 어쩔 수 없다는 것이지 그게 정당하다는 변명은 되진 않습니다.
개개의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종사할 수 있는 직업과 분야가 터무니 없이 적어서 창업을 하게 되고, 그 중에서도 특히 음식점이 과잉으로 들어서게 되며 대략 국민 50명이 한개의 음식점을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 통계상 현재 서비스업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되지만, 애초에 이것은 사회적 문제일 뿐이죠.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고급화된 서비스에 의해 원가에 비해 높은 이윤이 따라붙게 되는 음식점은 프랑스 레스토랑이나 한국/일본의 요정 정도가 손에 꼽힐 수 있습니다. 이건 물론 십년에서 수십년 동안 기술을 갈고 닦은 고급화된 인력이 필수로 사용되고 희귀한 요리재료등을 취급하는 까닭에 원가도 높고 인건비에 해당되는 이윤도 높이 책정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치킨이나 피자 같은 경우엔 상대적으로 아주 쉽게 조리 기술의 습득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배달 전문 음식점들이 그만큼 많이 들어선 것조차 기술 보급의 간편성을 증명하는 부분이구요. 거기다가 고급 요정에서 사용되는 값비싼 향신료나 육류의 특수부위, 송로버섯 같은 고급 재료도 아니고 비좁은 사육장에서 최저가격으로 책정된 사료만 먹여서, 성장을 마칠 때까지 다 키우지도 않고 사육장 활용과 사료 소모 등을 계산하여 가장 높은 이득을 볼 수 있을 때에 바로 도축하는 등 대량 생산에 최적화된 계육은 재료로써 평준화되어 그 가격도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심지어 조류 독감 때도 미시적인 것 이상의 가격 상승이나 폭락은 없을 정도였구요.
이러한 면에서 치킨이나 피자 따위의 패스트푸드들은, 이윤이 높게 책정될 합리적인 이유가 없습니다. 보통 고급 레스토랑이나 요정의 이용도 서민과 중산층들은 일생동안 거의 이용해보지 않거나 크게 축하하고 기념할만한 일이 있을 때 정도로, 일반적으로 삼시세끼 찾아먹게 되는 음식과 요리에 붙게 되는 이윤이란 보편적으로 아주 타이트한 수준에 머무는 것이 합리적이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슬로우푸드도 아닌 패스트푸드가 서민, 중산층이 소비하는 음식으로써 보편적인 이윤으로부터 한참 벗어난 폭리를 취하는 것은 음식과 음식 문화 그 자체로서만 본다면 타당한 것이 아닙니다.
정리해서,
한 개인이 부양할 수 있는 음식점의 한계가 이미 초과되었을 뿐더러 터무니 없는 상태로 과잉하게 들어서서 지나친 경쟁, 개업-폐업 간의 사이클이 매우 짧아 이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생업의 문제에 시달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문제에서 다루어야 할 부분이며, 이로 인해 초래되고 개개인이 겪게 되는 현실의 문제는 역시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해되고 다루어지며 또 그 해결이 촉구되어야 할 부분이지, 그것을 이유로 해서 비합리적인 폭리를 취하는 치킨가격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