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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6 10: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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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니... 책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 어려운 자본론을...?!
음, 농담이구요. 마르크스는 고전파란 성벽을 철저히 파괴하고 싶어했습니다. 거기에 어느 정도 균열을 가한 데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지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마르크스에게 '파멸하는 자본주의'를 가르쳐준 건 다름 아닌 리카도였습니다.(물론 직접 전수해 준 건 아니고, 책으로.)
제가 위 세 질문 중 제대로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물론 현대의 내노라할 경제학자들도 답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실증적으로 입증되는 것은 하나로 귀결될 수 있어도 그를 바탕으로 내놓는 규범적 해결책은 저마다의 가치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게다가 실증적 분석이란 것도 말이 쉬워 '하나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불과할 뿐,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실증적 분석이 어긋나는 게 상례입니다.(대공황에 대해 케인지언과 통화주의자들이 심각하게 싸웠지만, 상대의 의견에 수용할 부분이 있다는 점만 발견했을 뿐, 여전히 '정확한' 대공황의 원인은 아무도 딱 집어 말할 수 없습니다.)
단지 저 또한 현대의 자본주의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소위 신자유주의 체계의 붕괴가 거의 임박했음도 느끼고는 있지만, 그것을 대체할 대안이 마르크스에게 있을까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단지 제가 마르크스를 읽는 이유는, '죽도록 일하면서도 여전히 가난한 노동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는 죽었다!'라고 얘기하긴 쉽지만, 그것은 가난과 불평등을 외면하는 짓일테니까요. 그의 주장에 동의하고 안 하고는 별개로 치더라도 그가 주목한 것에 우리도 주목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