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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3 13: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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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과 관찰에 따라 합리적이고 직관적으로 결론을 도출했을 따름입니다. 다만, 그 경험과 관찰 표본들이 정말로 그 집단에서 편향된 표본 추출이 아니라, 올바르게 표본 추출되었느냐하는 문제가 대두합니다. 통계학적으로 올바른 방법에 따라 도출하지 않은 결론은 통계학적 오류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부분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합니다. 이거야 말로 잘못된 부분이죠.
오히려, 귀납적 일반화가 성급한지 타당한지는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서로다른 개별적인 개개인을 집단으로 정의하려는데서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성별, 국적, 인종, 학벌, 집안 등등, 특정 개인을 집단과 소속으로 판단하려 할 때,
개별적으로 판단해야만 하는 것들이 호도되어 버립니다.
'흑인은 육상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설령 통계적으로 진실일지라도,
선수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의 역량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지 인종을 근거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집단과 소속이 전혀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집단이나 소속이 실제로 판단하려는 것을 얼마나 잘 표상하는가 입니다.
예를들어 '전라도 사람은 뒤통수를 잘친다'는 선입견의 경우, (물론 전혀 근거 없는 선입견 입니다만)
'뒤통수를 친다'는 것은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행위인데 반해,
'전라도 사람'이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주어진, 또는 환경에 의해 불가항력적인 사항입니다.
'전라도 사람'이라는 집단과 '뒤통수 치는 행위'의 상관 관계 여부를 차치하고,
'뒤통수를 친다'는 선택가능한 행위를 비난해야지
선택 불가능한 출신 성분을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있습니다.
반면에 '일베는 혐오를 퍼뜨린다'의 경우, '일베'라는 집단과 '혐오를 퍼뜨린다'는 행위에는
단순한 상관관계 이상의 인과가 성립합니다.
일베 이용자들은 일베를 정당화 하면서 '모든 일베 이용자가 혐오를 퍼뜨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식으로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베에서 높은 빈도로 혐오 범죄가 발생하고 있고,
그 배경에는 실제로 직접 혐오 범죄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그것을 즐기고 환호하는 이용자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통계적 근거는 일베 사이트가 혐오범죄를 퍼뜨린다는 사실을 귀납적으로 일반화 하는데 기여하지만
우리가 일베를 비난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은 일베에서 발생하는 혐오범죄의 빈도 그 자체가 아니라,
일베가 약자혐오를 일삼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베 사이트를 '이용'한다는 행위 입니다.
일베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은 '일베'라는 집단이 표방하는 이념에 동의한다는 뜻이며,
일베에서 벌어지는 혐오범죄에 동조, 또는 최소한 묵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판단은 '비난할 수 있다' 또는'비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언제나 명확히 구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신앙'의 경우, 선택 가능한 것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또한 특정한 신앙을 가지거나 '교회'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더라도 집단적 의사와 개개인의 의사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