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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6 19: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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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님이 말씀하신 문제들은 종교 뿐만 아니라, 국가권력에 대해서도 여전히 해당됩니다."
아무렴요, 동의합니다. 다만, 작성자님이 본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국가권력이 역사적으로 수 많은 탄압을 행한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의아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점은 작성자님이 말씀하시는 것과 거의 대칭된다고 보이는데,
작성자님의 논조가 '국가 권력과 종교가 각자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또한 이들을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다,
그러나 종교 비판자들은 국가권력에 대해서는 무비판적이다'라는 것이라면,
저의 논조는 '국가권력과 종교가 각자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또한 이들을 비판하는 것이 정당하다.
그리고 종교 비판자들이라고 국가권력에 대해서 무비판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겁니다.
단지 그들은 종교를 비판하는 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일 뿐이죠.
왜 종교와 정치가 직접적으로 비교되어야 합니까?
종교를 비판하니 '왜 국가 권력은 비판하지 않는가?'라고 하는 것은 피장파장의 오류거나
말돌리기에 불과한 겁니다. 국가권력이 비판되어야 한다면 그런 논제를 다루면 되는 것이고,
종교와는 별개의 논제입니다. 제가 의문스러운 점은 어째서 국가권력과 종교를 나란히 이야기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물론, 종교 비판자들이 현대사회에 잔재한 문제점들을 종교에 귀인시키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볼수는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근대 이전까지 정교일치사회가 오랫동안 유지되어왔기 때문에 같은 문제에 대해서
국가권력과 사회구조, 종교, 이 모두에 대해서 동시에 귀인시킬 수 있는 것이고,
국가권력과 사회구조에 대해서 역시 충분히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2. 종교에 대한 비판 역시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신성의 개념은 더 이상 현대인들에게 통용되는 개념도 아니"게 된거죠.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종교와 신성의 비합리성과 모순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사람들의 경우일 뿐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종교와 신성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종교의 신학 체계 자체가 허구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종교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것을 인정하는 사람들에게 비판의 날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신성 불가침'을 앞세우고 있고, 이것은 분명히 현재진행형으로 수많은 불합리와 폭력을 낳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교 분리가 이뤄진 현대사회에서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과 별개로 병행해서 비판받아야 마땅한 겁니다.
허구를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이 불합리에 대한 변명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그것이 허구라는 것조차 인정하지 않구요.
한편으로는 분명히 많은 사람들이 다른 종교 문화권에 대해서 무지하고 편향된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특정 신앙을 가진 사람들뿐 아니라 비신앙인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신학적 무지'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몰이해'가 문제가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또한 '문화적 몰이해'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비판하고 비난해야 마땅한 것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종교가 서로 다른 이들 간에 벌어지는 전쟁과 테러, 독재와 민중탄압은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고,
같은 신앙을 공유하는 구성원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들, 투석형, 여성 할례, 명예살인, 동성애 혐오 같은 것들이
여전히 광범위하고 폭넓게 존재합니다.
이런 문제들은 그들 문화에 대한 몰이해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침해하고 있음을 지적할 수 있고,
구시대적인 '신성의 개념'이 현대사회에서도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신화를 상상의 산물, 허구임을 인정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신앙과 신학이 아닙니다. 고고학과 종교학이죠.
종교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고고학과 종교학을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에 내포된 위험성을 경고하는 거죠
삶에 대해서 이해하는 데에는, 분명히 인간 역사와 문화의 발전상을 이해하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되고,
인류 역사에서 신학과 신화를 이해하는 것이 그 깊이를 더해준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앙을 가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모세가 홍해를 갈랐다는 기록을 역사적 맥락에 비추어 읽고 그 당시 사람들이 말하고자 했던것, 그리고 사람들이 믿어온 것을 이해하는 것과,
실제로 모세가 홍해를 갈랐다고 믿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그리고 저와 마찬가지로 님도 의문의 여지 없이 이 기록이 문자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이것이 문자 그대로의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신화와 신학을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삶과 죽음을 근원적으로 탐구하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아닙니다.
물론 모르는 것보다 좋지만, 어디까지나 도움이 되는 사료에 불과합니다. 지금처럼 세계가 긴밀히 연결되고 고대사 연구가 활발하지
않던 시대에, 서로 다른 시대 다른 지역에서 다른 신화와 종교와 철학을 가젼던 문화권에서 각각 나름대로 삶의 진리를 탐구하려는 노력이 있었고
그것들이 저마다 의미가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거꾸로 말해 특정 종교 특정 문화 특정 신화에 대한 이해가 삶을 이해하는데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뜻 역시 된다는 겁니다.
4.제 댓글을 진부한 반론으로 치부하시는 것은 님의 자유입니다만,
몇줄 되지도 않는 댓글에서 상대방에 대한 섣부른 진단과 평가를 내리는 님의 태도를 통해
'님이 종교 비판자들이 신화와 신학에 대해 몰이해하다고 비판하는 것' 또한 섣부르고 몰이해한 주장이라고 유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