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2016-02-10 03:06:25
17
글을 보면서 무력감을 느꼈는데.. 제가 심리전문가가 아니지만, 제가 느꼈던 것은 작성자분이 마음이 아프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남편과, 자신을 조여오는 상황을 벗어나려 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서 유지한다는 것은 제 관점에서는 이상했어요.
물론 저는 미혼자여서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을 모르겠지요...
하지만 정신이 건강하신 분이라면 자신을 조여오는 상황과 자존감을 누르는 남편을 곁에 두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볼 것입니다.
작성자님 표현대로 자존감이 없으시다고 하셨는데, 그게 약점일거에요.
남편은 자존감이 높다고 하셨죠? 뻔뻔한 행동도 가능할 정도로..
작성다님께서 아이들이 본인과 같은 경우를 겪을까봐 남편과 붙어있는 거잖아요. 자연스레 남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 남편이 이것을 모를까요? 아주 자신있게 애들 두고 출장가셨다고 하셨닪아요.
아쉬울 게 없어요 현재의 남편은. 이미 님께서 많이 받아주셨기 때문에 또 그럴거라구요. 남편분에겐 습관이 된거에요. 또한 남편의 가정환경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구요. 남편이 고쳐질 것 같나요...
그러한 남편의 행동을 견디고, 아이들에게 같은 아픔을 물려주기 싫어서 결혼을 유지하는 어머니를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할까요??
작성자분 마음에도 분노가 많이 쌓였을 것 같아요.
건강한 사람이면 표현해야합니다. 또 그렇게 생활해야 건강하구요.
솔직한 말로 제가 느끼기에 작성자분 마음의 기능 중 하나가 정지한 것 같아요. 분노에요.
같은 슬픔을 되물려 주기 싫어서 괜찮다.. 넘길 수 있다.. 라며 마음의 회로가 고장났는데 덮어두고 넘기시려는 것 같아요.
시어머니가 다 참고 사셨다고 하셨죠? 그 마음의 기작이 이해가신다고 하셨구요.. 제가 볼 땐 작성자님도 그 초입에 들어서신 것 같습니다.
작성자님 정말 현명하시고, 좋은 분인 것 같습니다. 이런 대접 받으며 , 연기하며, 인내하며 사실 이유 없습니다.
남의 가정사에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그 트라우마를 먼저 표출하시는 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심리상담 받아보세요. 상담 받으며 어릴 때 트라우마를 표현하세요.
표출하시고 상처를 열고 다시 약을 발라주세요. 결혼생활보다 아이들보다 자신의 상처 치료가 먼저인 것 같아요.
속이 곪은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그렇게 컸구요. 제 10대는 상처와 우울증이었던 것 같아요. 자존감도 낮았구요. 20대가 되어 건강하게 변했습니다만, 님도 아시다시피 그 기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아시잖아요.
행복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에서 나오잖아요??
근본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없어요.
님이 가진 불안, 아이들은 귀신 같이 알아채고 답습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제일 무섭다는 거 아시잖아요.
자신을 먼저 챙기시고, 트라우마는 꼭 표출하셔서 속에 쌓이신 감정들 다 분출하시길 바랄게요.
무기력이 느껴져서 정말 안타까워서 글 남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