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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04 02: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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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극성(?) 열성이 아니었으면 이 미치도록 가파르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노무현 당선 못시켰습니다.
IMF 덕에 보수 정부에 대한 반감이 지대하게 컸음에도 이인제가 20% 가까이 가져가준 덕에 겨우 승리할 정도의 미친 나라죠.
여당 버프에 특출나게 매력적인 후보였다지만 그 미친 극성 열성의 지지자들이 아니었다면 노무현 당선은 없었습니다.
이 미치도록 가파른 운동장에서 아득바득 살아 남아 어떻게든 일단은 민주주의의 보루가 되어주고 있는 시민들이고
그 열과 성으로 만들어낸 대통령을 그들 손에 잃고 폐족 프레임에 갇혀 되려 죄인 취급을 받기도 하는 와중
민주정부 10년간 힘들게 이루어낸 가치들이 이명박근혜 9년에 시계바늘 거꾸로 돌리듯 처참하게 망가지는 걸 목격했고요.
다양한 삶의 궤적을 지닌 많은 이들이 악에 받쳐도 한참 받친 상황에서 나라가 실시간으로 망해가는 꼴을 보면서
녹조라떼 미세먼지 경제난 희망없는 미래 니가 죽나 내가 죽나 광화문에 길로틴 서고 혁명 나도 이상할 게 없는 시절인데
트위터 페북 게시판 커뮤니티 뉴스 댓글 등 주위에 보이는 정도면 대단히 정중하고 품위 있는 처신이라고 봅니다.
정치인 본인들이 국민들 뒷목 잡을 짓들 해놓고선
문자 폭탄, 18원 후원 왔다고 누구 지지자로 몰며 찡얼거릴 맷집이라면 이 직업이 적성에 안 맞는 겁니다.
능력이 되니까 국회의원도 되는 걸테고 그 능력이면 무슨 일을 해도 잘 먹고 잘 살 텐데
누가 억지로 시키는 것도 아닌데 적성에도 안 맞는 정치를 왜 굳이 하려고 드는 지 모르겠어요.
이건 비판 받을 일 많은 이들이 지적받고 비판받고 밥줄 끊기고 끈 떨어질 게 두렵고 시달릴 일이 피곤한 나머지
비판에 가장 적극적인 시민들 입 막고 손발 묶어 본인들 꿀빠는 밥줄 연장 좀 해보겠다고 획책하는 겁니다.
개인폰 따로 쓰고 문자 안 보면 그만이고 18원 후원 챙겨보지 않음 그만인데
유리 멘탈에 엄살도 유분수지 ... 핑계 김에 떡본 김에 들이 대는 거 다 보이고요.
노통 때 이문열이 홍위병이라는 표현을 썼더랬죠.
홍위병으로 프레이밍 해놓으면 편합니다.
'나 욕하는 건 홍위병' 해버리면 되거든요. 말 많으면 빨갱이. 종북. 좌빨.
지은 죄 지을 죄 많은 쪽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죠.
원래 민초들은 거칠게 마련이고 그 거친 야성이 척박한 삶을 살아낼 수 있게 해주는 생명력의 한 축이잖아요.
토지, 장길산, 객주, 태백산맥, 아리랑. 요즘 툭하면 문 지지자 운운하며 타박하고 드는 정치계 언론계 종사자들도
저 책들 안 본 사람이 드물 것이고 젊어서 팔뚝질 좀 해봤거나 최소 중도 좌파 성향이라면
본인의 뿌리가 예의 서사 속 민초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느낄텐데요.
근데도 툭하면 거칠다고 상스럽다고 트집잡고 타박한다는 건
지 뿌리, 지 태생, 지 정체성 잃고 잊고 몸도 마음도 기득권 귀족에 편입 되었거나
욕 먹을 짓 많이 했고 앞으로도 많이 할 거라는 소리에 다름 아니라 생각되고요.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건 바람이 아니라 햇살이듯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생각을 변화시키는 건 날선 공격과 비판보다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완만하고도 온화한 접근, 소통과 대화이지만
집단 히스테리를 겪는대도 그럴 수 있겠다고 여겨지는 나라, 시국, 시절이니
좀 더 이해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게 옳지 싶고요.
비판할 일이 있을 땐 이왕이면 품위 갖춰 사실 근거해서 절제된 태도를 지향하되
그렇지 못한 경우라고 해도 비판 받을 일을 한 사람보다 비판받을 일에 대해 비판한 사람이 되려 비판을 받고
정작 비판 받을 일을 한 사람은 유유히 빠져나가는 엿 같은 상황은 없어야 하겠고요.
(다른 이슈들도 중하지만 이 전선에서만큼은 요만큼의 양보도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자 폭탄 18원 후원에 반발', 툭하면 '지지자 타박', '내각제 개헌 찬동' 이 3건은
그 자체로 반민주, 반국민, 반촛불의 바로미터, 시금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