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2015-08-01 21:18:57
0
진화를 옷 디자인에 비교하면
이러한 옷이 이러한 기능을 하겠지? 해서 그 옷을 디자인해서 입는 게 아니라
구멍난 곳 누덕누덕 기우다보니 특정한 디자인의 옷이 되는 식이라서...
윗분 말처럼 진화에는 방향성도 없고 목적성도 없어요
원점에 있는 점이 백만 개로 분열해서 x,y,z축 모든 방향으로 랜덤하게 움직이는데
그 중 특정 방향(ex:-x, -y)으로 움직인 애들이 다 죽어버린다면,
우리가 볼 때는 어떤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여온 것처럼 느껴지겠죠
포충낭처럼 잘 발달한 기관을 보면 그게 한번에 반짝하고 돌연변이로 만들어지는 게 잘 상상이 안 되겠지만
예를 들어서 포충낭 같이 훌륭한 기관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잎에 붙은 하루살이를 녹일 수 있는 진액을 분비하는 능력,
그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끈끈한 액을 분비하는 능력,
달려든 벌레들을 포획하는 잎의 반사적인 움직임,
벌레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달콤한 향기
이런 것들이 천천히 하나씩 진화했다고 생각해보세요
원점에서 매우 약간씩 움직인 것이겠지만 그들이 생존에 조금씩 더 유리하고
그 '조금씩'이 수억년에 걸쳐 누적되면 포충낭을 가진 식충식물까지 진화할 수 있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