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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8 0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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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한참 힘들 때, 후배네 인력사무소에 나갔었음.
인력 단가 13만일 때, 18만 주는 현장 가라고 해서 갔음.
석재팀 곰빵이었는데, 다행히 모래 나르는 거였음.
1층부터 3층까지 팀장이 지정해주는 곳마다
열댓번씩 날라다주면 되는 일이었음.
오전 내내 쎄빠지게 날라서 겨우 반쯤 날랐음.
밥 먹고 오후일 하고 있는데, 위쪽에서 난리가 났음.
모래 부은 위치가 잘못됐다는 거임.
팀장이랑 아저씨들이 티격태격하더니
오전 내내 날라놨던 거 다시 퍼다가 옮기라고 함.
그순간 머리가 띵해짐.
담배 하나 피우고 군소리 없이 날랐음.
쉬지도 않고, 토 나올 것 같은 것도 참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이 악물고 버텨가며 날라서
겨우겨우 시간내에 다 날라다 놨음.
팀장이 미안하다며 25만원 주더니
아예 자기네랑 같이 일하자고 꼬심.
원래 초보는 18만 주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일하는 게 마음에 든다며 20 주겠다고 함.
필요하면 사무실에 연락하시라고 하고 왔음.
그리고 두번 다시 그 현장 안 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