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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12: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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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을 잘못하고 계신 겁니다.
이중모음 ‘ㅟ’ 뒤에 따라오는 ‘ㅓ’ 모음을
‘ㅕ’ 모음으로 잘못 발음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우리말 조어법에는 ‘ㅣ’ 모음 뒤에
‘ㅓ’모음이 따라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중모음 ‘ㅟ’는 ‘ㅜ’ + ‘ㅣ’입니다.
따라서 뒤에 따라오는 모음은 반드시 ‘ㅓ’ 모음이어야 합니다.
바로 윗줄 ‘모음이어야’처럼 쓰는 겁니다.
‘모음이여야’가 아닙니다.
위 예시들도 모두 같은 원리입니다.
특히, ‘쥐어’ 예시는 더 신경 써서 발음해야 합니다.
‘쥐어’의 기본형은 타동사 ‘쥐다’입니다.
손가락을 오므려 뭉쳐지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표기와 발음의 타동사’쥐이다‘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잡게 하다란 뜻입니다.
이 ‘쥐이다’의 활용형이 ‘쥐여’입니다.
‘돈을 쥐여주다’ 같은 표현으로 씁니다.
내가 스스로 주먹을 쥐는 건 ‘쥐어’,
남에게 뭔가를 잡게 하는 건 ‘쥐여’입니다.
이렇게 제대로 구분해서 쓰지 않고
그저 편리한대로만 쓰다보면
언어의 구조는 단순하고 편리해질진 모르나
동음이의어가 무한정 늘어나고
예외가 무한정 늘어나서 문법적으로는 극악의 언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동티모르라는 나라에 ‘떼뚬어’라는 고유어가 있습니다.
조사가 하나도 없고 굉장히 단순한 언어입니다.
한달 정도 있다보니까 간단한 의사소통도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단순한 언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언어에는 기준이란 게 없습니다.
그냥 말하는 사람이 편리한대로 쓰면 됩니다.
그러다보니 같은 떼뚬어인데도
산 하나 넘으면 뜻이 안 통하고
마을 하나 지나면 뜻이 안 통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나라 사람들은 자기들을 식민지배했던
포르투갈어와 인도네시아어, 떼뚬어를 섞어서 씁니다.
기준을 정하지 않거나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이런 극단적인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