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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03: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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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출신으로서 한말씀 드리겠습니다.
박봉? 견딜 수 있습니다.
덜 먹고, 덜 입으면 됩니다.
군인으로서 나라를 지킨다는 사명감이 있으니까요.
그런데요, 사명감은 거저 생기는 걸까요?
부대에 문제 생기면, 꼬리부터 자릅니다.
이놈의 군대는 대가리들이 책임을 안 져요.
사관학교 출신 소위가 실수로 미사일을 쐈어요.
쉬쉬하다가 걸렸습니다.
미사일 담당하던 부사관들만 징계 받고 끝났어요.
발사 버튼 누른 소위는 자기 동기들 보다
진급이 1년 늦긴 했지만 대위까지 달고
소령 진급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무 잘못 없는 부사관들은 그 일로 진급이 안 돼서
대부분 옷 벗고 나갔어요.
소위 때 미사일 쐈던 그 소위가
대위 달고 우리 부서장을 했습니다.
저는 그를 지휘관으로 인정하고 믿고 의지할 수 없었습니다.
책임지지 않는 장교를 장교라고 할 수 있울까요?
해병대에서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던 채상병이 순직했는데,
대가리들이 아무도 책임을 안 집니다.
오히려 대가리들의 책임을 밝혀낸
박정훈 대령이 항명죄로 보직해임을 당했어요.
지휘관들이 이런데, 군인으로서 사명감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한입으로 두 말 하는 지휘관, 책임을 지지 않는 지휘관,
문제 생기면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지휘관…
어떻게 그들을 믿고 군인으로 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