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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9 19: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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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라는 말을 보고 "아니 나는 여자 좋아하는데? 내가 왜 여성혐오야?"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있는데...
'여성혐오'라는 번역어가 좀 딱 떨어지게 명료한 용어가 아니라서 좀 곡해되는 면이 있는 것일 뿐, 여기서 말하는 '혐오'는,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호불호'와는 다른, 어떤 사회적 가치의 폄훼나 차별의식에 가깝습니다. 뷰게에 그 악플 쓴 양반도 아니나 다를까 "나 여자 좋아하는데?" 이 따위 망발을 늘어놓았더군요.
차별에는 적대적인 차별 뿐만이 아니라 호의적 차별도 있습니다. "어떤 흑인은 신사적이며 똑똑하며 친절하다.", "평화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조선인들을 우리 일본인이 세계 열강으로부터 보호해 줘야한다" 같은 거죠. 마찬가지로 성차별에서도 "족발냄새 나네요. 제가 여성혐오라고요? 저 여자 좋아하고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같이 작동하는 것이죠.
어떤 집단이나 계층과 계급에 대한 적대적 차별은 호의적 차별과 긴밀하게 연동되어 작동합니다. '적대적 차별'이 클 수록 '호의적 차별'도 같이 크게 나타난다는 논문을 본 적이 있네요. 호의적 차별도 결코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닌 것이죠.
결론은... 우리 의식에서 부지불식간에 발현되는 각종 적대적/호의적 성 차별을 계속 경계해야 한다는 거. 그리고 계속 우리 세대가 교육 받고, 다음 세대에게 교육 해야한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