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33
2015-12-05 13:40:50
15
과게인의 시각에서 보자면, 피부에 뭘 자꾸 발라서 문제가 생긴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피부는 일단 흡수기관이 아니라 배출기관이예요. 피부가 뭘 그렇게 외부 물질을 잘 흡수하는 기관이었다면, 아마도 우리 몸으로 온갖 바이러스와 온갖 박테리아가 피부로 흡수되어서 우리는 패혈증으로 사경을 헤메고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물질은(심지어 바이러스도) 피부의 진피층을 별로 통과하지 못합니다. 피부의 물리적 방어 기능과, 전기적 반발력 때문입니다. 무슨 무슨 효소들도, 무슨 무슨 단백질들도, 무슨무슨 비타민들도 피부에 거의 전혀 흡수되지 않습니다. 전부 비과학적 마케팅이죠.
화장품의 기능 중에 유일하게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기능은 '자외선 차단' 뿐입니다. 자외선은 피부 세포 노화와 피부암 발생의 원인이기 때문이죠.(하지만 자외선을 너무 안쬐면 비타민 D 합성을 못합니다.) 심지어 '보습' 기능마저도 피부의 최외각인 표피에만 한정적으로 기능하는 것이고요. 이 두가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의 곁가지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치면 보습을 위한 기초 화장품에 비싼 돈을 들일 필요가 없지요. 심지어 보습을 위해서는 스킨과 로션도 별로 구분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고 말이죠.
그러나 화장품은 자기 만족과 주관적 '행복'의 영역인지라, 무작정 '바르지 말라', '돈 쓰지 말라', '이건 비과학적이니 그만 두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설득과 무관한 영역이 많기 때문이죠. 내가 더 만족하고, 내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느낀다는데,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겠습니까.
물론 과학적으로는 이러저러한 점이 있으니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주지할 필요는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