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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22: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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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과 서인의 사상적 기반을 분류하면 동인이 보수적, 관념적이고, 서인이 진보적, 실용적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걸까요? 주도세력을 기준으로 해도 서인이 반정으로 야당에서 여당으로 된지 오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걸 보수라 하는 것도 미묘합니다. 그렇게 치면 현 문재인 정권도 보수, 노무현 정권도 보수, 김대중 정권도 보수라는 이상한 논리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쿠데타를 방지하는 방책은 고대부터 별게 없었습니다. 홍타이지가 그랬듯, 황제(왕)가 친정하는 거지요. 단순히 지방군을 키웠다간 당나라처럼 나라가 개발살 날 위험도 있으며, 한 장수에게 몰빵을 줬다간 강조의 정변, 위화도 회군 등 우리나라 내에서만 해도 멋지구리한 사례가 많습니다. 하물며 그 반정으로 집권한 인조가 그런 나이브한 판단을 할 순 없었겠죠. 직접 활을 빼들고 전장에 나가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인조가 직접 군을 통솔하여 삼남지방에서 할거할 수 있었다면 전략의 폭이 훨씬 깊어졌겠는데, 하필 상대해야할 홍타이지가 불세출의 군재를 타고나서 똥망밸런스가 된 게 패착이라고 할까요; 사실 넓게 봐선 압도적인 전력이었는데 홍타이지의 전술과 기회를 포착하는 눈이 굉장히 뛰어났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전술적 승리를 엮어서 전쟁의 승리로 결착시켜낸 걸 보면 여간내기가 아닌 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