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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9 20: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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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상주의 > 제국주의+전쟁 > 외교불안+양극화 > 으앙 쥬금
지금에 와선 상업의 힘을 칭송하지만, 전근대시대의 고만고만한 생산력으로는 그리 매력있는 선택지는 아니죠. 서양의 봉건영주들이 괜히 박터지게 싸웠겠나요. 당시 조선 입장에선 국제교역에선 민초들이 먹을 식량을 교역품으로 판매해야 하며, 이는 당장의 위협이 될 왜구와 여진족을 살찌우는 길이니 완전 본말전도입니다.
민간경제에 있어서도 잉여농산물의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으면 어차피 자발적인 교역은 발생하지 않습니다(잉여분출설). 당시 물류비용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겠고요. 결국 이앙법으로 농업생산력이 충분히 확보되고 분업을 통한 초기공업이 도입되는 조선후기가 되어서야 의미있는 논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그때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중농주의, 중상주의 등 실학사상이 대두되지요.
국가경제면에서 본다면, 신라의 멸망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꽤 있었던 거 같습니다. 경주일대 경제가 성장일변도로 나아가면서 무분별한 개간을 일삼고, 일대의 환경파괴로 인해 소출이 적어지면서 지방경제를 무분별하게 착취하게 되었지요. 이는 작은 정부와 향촌공동체의 관리로 정부정책의 부패와 낭비를 줄이고, 지속가능한 체제를 만드는 게 당대로서는 훨씬 나은 선택이 될 수 있었겠지요. 이는 현대정부가 지향하는 지방자치, 환경을
고려한 경제정책과도 맞닿아있는 거 같습니다.
조선이 상공업의 유용성을 몰랐다기보단, 당대의 지혜를 짜내어 집대성한 결론인 거 같습니다. 현대에 판명된 중상주의의 위험성을 보면 조선의 국정은 오히려 건전하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