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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30 10: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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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비공먹을만한 댓글은 아닙니다. 충분히 그런 의심을 할 정황은 있으니까요.
본문에서도 다소 언급되었듯, 아프리카에 수입되는 곡물 가격이 너무 싸서 자영농이 몰락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타국에서 무상원조를 받다보면 자국 내의 농업 및 제조업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수량제한, 최저가격제 등 방파제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다르겠지만 저개발국가는 그럴만한 역량도, 의지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보호무역, 농수산물 개방정책 등과도 비교해볼만한 내용입니다.
즉 무상원조가 국가경제 단위로는 상상 이상의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겁니다. 선진국에서는 원조자원을 정부에서 시장교란요인을 파악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선 자국 경제생태를 교란하고 독재정권의 자금줄 또는 군벌들의 뱃속으로 들어가기 십상이기에 건전한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석유의 저주'로 칭해지는, 풍부한 자원(또는 무상원조)가 그 나라의 경제를 후퇴시켜버리는 모순이 발생하는 거지요.
사람들의 측은지심을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국가경제 단위로 보았을 때 무상원조는 전혀 다른 논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소말리아의 경우에도 자국의 산업기반이 경제개방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악화로 슈킹해버리고, 해외지원이 군벌들 배때지로 떨어지면서 경제기반이 무너졌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나앉은 실업자들이 별 수 없이 반군이나 해적질에 가담하면서 현실판 원피스가 된 셈이죠. 다만 흔히 일컫는 복지병이나 무상원조로 해적선을 구매했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