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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1 00: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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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는 E.H.카의 명언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즉 역사는 '현재의 시점'으로 본 과거 사건의 재구성이며, 과거를 통해 현재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얻는다는데 의의가 있을 것입니다.
역사학도 여느 학문과 동일하게 해석의 관점이 엄중할수록 그 가치가 명백해지지만, 반면 '현재의 시점'이라는 맹점 덕에 사이비가 들어서기도 좋은 학문이지요. 고고학은 사료의 발생근거를 추적한다는데서 보다 좁은 의미의 역사학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훈민정음 혜례본을 두고 고고학에서는 그것이 어느 시대의 문서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규명하는데 관심이 있다면 역사학에선 이를 넘어서 당대 언중들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창제의의를 통해 현대인에게 귀감이 될만한 지혜를 찾아보는 쪽이라고 할까요. 부분집합에 가까워서 엄밀하게 구분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닌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