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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21:3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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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말하면 자유는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노예주가 강제로 시키는 노역이 부가가치가 높을지, 자유민이 자신을 부유하게 하려는 노동이 가치가 높을지 자명합니다. 이는 노동시간에 비례하는 정도를 넘어 기하급수적인 산출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노예였으면 그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대단한 부가가치를 이뤄내지 못했겠죠.
국가단위도 마찬가지입니다. 본국을 부양하기 위한 생산활동과, 자발적으로 부강해지려는 경제활동 중 어느쪽이 효율적이냐면 결국 후자를 들 수밖에 없죠. 일본이 미국 식민지였으면,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으면 지금과 같이 자생적으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나아가 무역에 있어서 자유주의적 질서의 역할은 더욱 극명해집니다. 특히 식민지가 도리어 국가간의 분업과 효율적 자원배분을 방해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경우, 자발적으로 식민지를 토해내야할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본국의 농업과 제조업을 식민국이 모조리 흡수해버릴 경우, 식민지 운영으로 인해 본국의 저훈련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고 빈부격차 등 사회갈등이 심해지게 됩니다. '석유의 저주'와 비슷한 거죠. 이를 넓게 보면 청나라가 중국을 지배하면서 지배층인 만주족이 희석된 것과 비슷하게 볼 수 있습니다.
국가와 민족의 운명은 국력의 격차보다도 '연대의식'의 유무에 달려있는 거 같습니다. 국가의 경우 정비된 제도와 시민의식이, 민족의 경우 축적된 문화역량이 그 근간에 있겠지요. 패권지상주의로 이해하기엔 세상은 훨씬 복잡하고, 그보다 막강한 인간본연의 자유를 향한 욕망이 작용하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