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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2 2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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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군대 전역하고서 교육학 관련된 교양과목을 들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 선생님께서(여성분이셨습니다) '한국에서 남자로서 사는 것은 참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별 맥락없이 나온 이야기였기에 당시엔 무슨 소리인가 싶더군요.
시간이 지나고 되새겨봐도, 다른 수업내용은 다 까먹었는데도 그 이야기만 머릿속을 종종 맴돌곤 합니다. 남성에 대한 사회병리적인 억압, 그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것도 저 혼자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힘들다'는 솔직한 고백 한마디, 남이 대신 해준다는 게 마음을 그토록 깊이 감동시키는 거 같습니다. 소모된 인생을 보상받을 가능성 앞으로도 전혀 없겠지만, 그 짧은 위화감을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