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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19: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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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갈하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에피소드랑 비슷한 거 같네요. 결론만 추리면 사회에서는 감정적인 면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해서는 안될 영역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따스한 위로, 정성스런 서비스가 환자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추구할 목표가 거대하다보면 그 이외의 것은 사소한 것으로 여겨질수도 있습니다. 소방관처럼, 불구덩이 속에서 죽어가는 생명이 있다면 먼저 구해낸 사람을 돌볼 새 없이 바로 불길로 뛰어들어야 하는 겁니다.
어쩌면 그 의사분도 태양을 바라보다 눈이 멀어버린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도 현업에 있으면서 고통과 실의에 빠진 사람을 수도 없이 많이 봐왔겠죠. 하지만 이들을 느긋하게 위로할 겨를이 없는 겁니다. 한 명이라도 더 구해내야 할 뿐, 구해낸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그를 맹인이라도 매도할 권리가 그 누구에게 있을까요?
더해서 국내 의료시스템의 병맛순도가 높아지는 건 기정사실이기도 합니다만... 하필 다른 사람의 복장이 터져나가는 것보다 자신의 손톱 밑 가시가 더 아픈 법입니다. 이를 너그러이 받아들일 여유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의료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