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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4 15: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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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긴 하지만, 징병제랑 무상급식을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징병제의 의의를 찾아볼 수도 있을 겁니다.
예컨대 이재용 아들이 최전방에서 사병으로 근무를 해야한다면, 어쨌든 군대에 대해 사회적으로 재고할 여지가 좀더 생겨날 겁니다.
대체로 군 문화의 문제는 군입대에 있어 형평성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며, 이는 무상급식으로 이룩하려는 형평성과 비슷한 형태가 될 거 같습니다.
만약 모든 시민이 군인이 되어야 한다면 군 문화와 민주시민의 문화를 구별할 필요가 있을까요? 자국의 국방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건 민주국가의 목표이기도 하지요. 말이 징병제라 껄끄럽지, 국민개병제라 하면 좀더 와닿을 겁니다.
또한 현재의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유지한 채, 모병제로 바꾼다는 것의 의미는 현대판 방군수포제와 비슷하게 작용할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사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꽁냥하고, 들어가서 구르는 게 보통인 군인을 모병제로 전환한다 해서 굳이 입대할 사람이 많겠냐는 거죠. 들어간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가질 수 있을까요? 결국 군이 우경화 되기 십상입니다.
군의 우경화가 진행되면 쿠데타 위험만해도 거대한 불안요소가 될 겁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의 징병제가 유지되는 한, 군인들이 정권과 융화하거나 탈취하는 행위는 대체로 봉쇄된 상황으로 보입니다. 2년만 있으면 민간인이 될 사람들을 쿠데타에 동원할 순 없을 노릇이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