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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4 01: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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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가 마지막 전투에서 진데다 그의 성격으로 말미암아 죽음을 맞이하여 폄하되는 거지, 그 전까지는 군신 그 자체였죠.
반대로 보면 그를 상대해야했던 장수들은 각국의 에이스들은 똥줄탈 정도로 긴장했어야했죠. 단순히 세어본다면 일생을 전장에서 거의 진적이 없는 조조군 필두 조인, 괄목상대 고사의 유래가 된 오의 도독 여몽, 조조 오대장 우금, 서황 등 날고 기는 에이스 무장들이 몽땅 모여서 형주에서 관우를 상대한 셈입니다.
관우가 최후에 패한 것도 그의 무능함이 아니라 유능함이 낳은 비극이라 볼 법합니다. 보통이라면 성립하지 않을 관우의 북상이 그의 용력에 의해 성공해버리고, 조조가 믿고 맡긴 구원군 우금과 방덕이 관우의 지략에 의해 수장당하고 말죠. 조인의 초인적인 저력, 여몽의 질풍같은 형주함락에 서황의 결정타까지 이어지면서 절망적인 상황으로 이르렀다지만, 그 정도는 인간의 능력범위로 참작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관우의 의리도 의리지만 전선 지휘관으로서의 능력 또한 출중했다고 생각합니다. 동양판 한니발이라 할까요. 유능한 사람이 반드시 최후의 승자가 된다는 이야기도 아니고 하니 꽤 비장하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