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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4 23: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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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권리당원 나부랭이지만 문재인이 굳이 이런 룰을 받아들인 맥락은 알 거 같네요. 바둑으로 말하자면, 꽃놀이 패와 수상전의 선택지에서 굳이 수상전을 고른 셈입니다.
기껏 쌓아놓은 세력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겠지만 이겼을 땐 확실히 보상을 받게 되겠지요. 지금 판 흔들기를 해댄 자들이 다시 설 명분이나 세력이 남을 수가 없을테니 말이죠. 반대로 경선 끝나고도 군불때는 세력이 있으면 되려 위험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대선 내내 짐짝마냥 끌고 가야하면 부담만 될 뿐이니 지금 털어버리는 것이 보다 정치공학적인 선택인 거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까딱대면 실력발휘를 할 명분이 생기니 말이죠.
묘하긴 하지만, 미국 대선의 과정을 보면서 벤치마킹을 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트럼프가 공화당 경선에서 압도하지 못했다면 공화당 주류의 반항에 대선에서 고전했겠지요. 문재인 또한 마찬가지의 기류를 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건 문재인의 일신상의 위험과 경선조작이 되겠네요. 역선택 문제야 완전국민경선을 택한 이상 어차피 막을 명분도 없으니 차치하더라도, 경선조작을 저지를 유인이 너무 큰 데다, 경선 후 경호가 강력해지기 전에 테러를 가할 가능성도 있으니, 낙담 이전에 긴장해야겠네요.
그리고 가급적이면 이번 경선이 끝나면 제대로 데이터를 수집해서, 완전국민경선 같은 개똥같은 룰은 버리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공공선택이론에 비춰본다면 굉장히 비현실적인 가정을 많이 둔 게 완전국민경선이니 말이죠. 과거 차떼기 경선의 폐해를 막기 위해선 당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체계를 제대로 만드는 게 보다 건전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