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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9 14: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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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으로 분석하면 수요가 많거나, 공급이 적거나, 구매자가 호구거나 셋 중 하나입니다.
합리적으로 보면 앞의 두 경우겠지만 제 사견으로는 세번째가 유력합니다. 이른바 베블런 효과, 또는 속물효과입니다. 구매재화에 과시하기 위한 소비경향이 반영된다면,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이 이상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거지요. 반대로 저렴하다면 수요가 줄어들고요.
이는 귀금속, 명품같은 사치재 시장에서 두드러집니다. 이런 물품은 저렴하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 의외로 흔한 광물이며, 마음만 먹으면 현재보다 훨씬 저렴하게 공급할 수도 있지요. 그런데 가격을 내리면 오히려 다이아몬드가 갖는 부를 과시하는 효과가 줄어들면서 되려 수요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너도나도 다이아몬드를 구매할 수 있다면, 부를 과시하기 위해선 다이아몬드가 아닌 더 비싼 귀금속으로 치장하게 될테니 말이죠.
피규어 또한 비슷하게 과시적인 소비가 되기 쉽습니다. 프리미엄이 있는 가격이라면 그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효과도 발생합니다.현실에서는 학부모가 자녀들에게 비싼 의류나 학용품, 학원을 지원하면서 애정을 표시하는 것과 비교해볼 수 있겠네요. 실제로 그 캐릭터, 자녀에게 실용적인 면이 작용하는 정도와는 관계없이, 높은 가격이 그 상품에 대한 선호를 만들어내는 식이죠.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속물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거죠.
최종적으로는 캐릭터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지면 다시 합리적인 소비패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즉 피규어는 중고시장에서 많이 할인될 수 있다는 걸 예상해볼 수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공급량 자체를 제한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프리미엄이 무너지는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사치품 시장에서의 소비자들의 행태를 유지할 수 없을테니 말이죠. 한편 피규어 시장은 다양한 품질과 가격을 구비하기보다는, 일정한 가격대에서 품질경쟁 할 것도 예상해볼수 있겠네요. 가격경쟁을 해봤자 소비패턴 때문에 별 의미가 없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