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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20: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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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다른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큰 외침이 없었을리가요. 고수전쟁, 고당전쟁, 나당전쟁은 물론 이후 고려-거란 전쟁은 그야말로 민족 멸절전쟁이었습니다. 전쟁규모로든 정치적 의의로든 세계사급 대전쟁들입니다.
만약 이 정도의 대전에서 패배했다면 당연히 파워 제노사이드입니다. 지금의 중국의 성립이 그러합니다. 중국의 패권에 덤벼들었던 어중이 떠중이 민족은 중국의 철권을 맞고 민족단위로 싹다 갈려버렸습니다. 그래서 주변에 남은 국가라곤 한국, 베트남, 러시아 등 다들 한 성깔 하는 국가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반대로 갈려나간 민족은 자기들 역사조차 남기지 못했다는 거지요.
현대 대한민국이라고 다를까요. 실상 조직적인 제노사이드를 벌일 행정력이 넘쳐나는 현대가 더 위험합니다. 지정학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조금만 정세가 미묘해져도 똥줄탈 수밖에 없죠.
그리고 한반도가 방어에 유리한 지형이라 하면, 반대로 한반도를 먼저 꿀꺽하고 주요 지점을 요새화 시키면 쉽게 탈환하기도 힘들다는 의미도 됩니다. 제병협동전략이 일반적인 현대에 와선 산악이 많고 우회로가 적은 지형이 아주 대단한 이점조차 아닙니다. 오히려 방어자의 전술적 창의성을 갉아먹는 요소가 되고 말지요.
즉 군의 중요성이 적다는 건 틀린 분석 같습니다. 왕조 후대에 숭무기풍이 희석되는 거야 세계사 공통이기도 하고, 문민우위의 통치는 송나라 이후 현대 민주주의 국가까지 이어지는 전통이자 사회적 기술에 가깝습니다. 군인통치는 심심하면 전쟁에 독재에 쿠데타에 독립을 해싼다는 게 현대까지의 결말;
결론을 내리자면, 제 생각엔 돈이 대부분의 상황을 설명해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 같습니다.
즉 진짜 군인을 대우해주고 싶다면 있지도 않은 존경심을 요구할 게 아니라, 그냥 돈을 주면 됩니다. 군인이 받는 돈이 곧, 그가 국가를 위해 행한 서비스의 가치로 인정받을 겁니다. 생색내듯 몇 푼 쥐어줄 게 아니라 아예 화끈하게 부어줘야 합니다. 물론 현찰은 부담도 크고 부작용도 심할테니, 연금이나 여타 사회적 혜택으로 구현될 순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