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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2 14: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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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보기나 메모 기능이 편리하긴 하군요... 신자유주의도 스펙트럼이 다양한데 공급주의를 은근슬쩍 묻혀버리는군요. 크흠;
일단 신자유주의를 포함해 어떤 사상이든 함부로 비난하면 기본권 침해에 헌법위반 쯤 될 겁니다. 다만 현실적인 비판논의 자체는 없진 않습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의 논증방식도 맑시즘과 크게 다르진 않아서, '완전한 신자유주의가 도래하면' 모든 경제문제가 해결된다는 식의 주장이 많습니다; 다만 맑시즘이 자본주의에 준 영향만큼 신자유주의가 현대 자본주의에 준 영향 또한 대안적인 면에서 평가해봄직합니다.
신자유주의가 메인스트림인 국가는 조세도피처 국가, 자국화폐 신용붕괴로 달러화를 진행한 국가를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미국조차 단 한번도 케인지언이 메인스트림에서 내려온 적이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미국도 정부가 있고, 정부가 경제정책을 포기하라는 신자유주의의 주장은 그리 내키진 않지요. 관치경제가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선 말할나위 없겠고요. 그 부작용을 제어하는데 신자유주의의 아이디어가 활용됨직하고, 실제로 노무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바 있습니다. 반대로 신자유주의자(?)로 악명을 떨치던 어맹뿌는 4대강 정책, 고환율 정책을 위시한 전형적인 케인지언 정책을 활용했지요.
여담이지만 아담스미스는 어디까지나 공정경쟁을 주장했지 시장자유가 모든 걸 해결해준다고 하진 않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용어가 매력적이어서 그렇지 그의 주장의 메인은 이쪽이 아니죠. 축구에서도 공정한 경기를 위해 룰이 존재하듯, 경제에서도 룰과 이를 집행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단 게 아담스미스의 주장의 핵심입니다. 그러면서 한 쪽팀에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는 편파판정(관세, 보조금 등 중상주의적 정책)을 비판한 것이지 정부의 모든 규제나 역할철폐를 주장한 건 아닙니다.
심판이 존재하지 않으면 축구가 아닌 패싸움이 되고 말겠지요. 상대팀 선수 다리몽댕이를 다 뿐질러두면 골이야 몇골을 넣을 수 있으니 말이죠. 경제 또한 마찬가지로 정부의 자의적인 개입이 비판대상이지 정부자체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해선 안됩니다. 자유방임주의가 독과점로 발전된 과정을 보면, 아담스미스를 계승했다며 표방했던 사람들도 그의 이론을 체리피킹해서 써먹은 것에 불과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결정적으로 얼마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케인지언이 다시 승리했습니다; 이건 신자유주의의 완패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금융위기라는 시스템위기를 거의 다루지 않는 이론이므로 어찌보면 필연적인 귀결이라 할만하지요. 즉 만능의 이론은 없으며 아이디어를 엮어서 적당히 균형을 맞춰가는 게 좋다는 게 지금까지의 논의된 결론입니다. 그닥 새삼스럽진 않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