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0
2018-04-23 23:09:29
1
예비군이야 머릿수 자체보다는 국가의 행정력을 보여주는 용도에 가깝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엽기적인 예비군 소집율을 지닌 국가는 병영국가로 분류해도 무방할 정도죠. 이걸 더 강화한다 하면, 예비군 정예화가 아니라 군국주의로 나아가는 게 아닐까 의심부터 해봐야할 지경이지요.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까먹는 점은 덤.
그리고 아무리 예비군을 강화해도 야비군에 불과하지요. 상비군과는 비교할 바 못됩니다. 현대의 화력과 기술중심의 군조직에선 비대한 예비군을 기동전술에서의 자산으로 써먹긴 힘들지요. 할려면 할 수 있겠지만 북한도 못한 걸 남한이 하려하면 안될 거 같은 예감이 팍팍 듭니다. 속된말로 예비군 100만보다 상비군 1만이 더 위협적일 수 있다는 것, 1티어 급 뻥튀기 된 병력보단 2,3티어 급의 병력이 효과적으로 활약하는 건 전략게임조차 흔히 보이지요. 현실에서는 군 사기와 결부되면서 훨씬 가혹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십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비군 정예화는 빛 좋은 개살구인 거 같습니다. 그게 흔히 가능했다면 여느 나라라도 다 그런 선택을 했을 겁니다. 중국만 해도 그렇게 뻥튀기하면 억소리 나는 초월적인 대군이 튀어나오는데도 반대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있지요. 예비군에 의존해야하는(혹은 의존해도 충분한) 이스라엘 등 중동지역만 예외적인 것이며, 대체로 현대군의 발전방향의 공준은 있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