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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9 20:4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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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투자와 투기를 분간하는 엄밀한 구분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용어의 정의는 다르지만 현실에서는 같은 양상으로 나타나기 십상이고, 구분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안됩니다. 투자광풍이든 투기광풍이든 위험하긴 매한가지라는 거죠. 반대로 갭투자 자체를 윤리적으로 비판하는 관점도 그닥 메이저하진 않습니다. 애초에 자본주의 시스템이 시장가격이 소비와 투자의 신호를 줄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니, 갭투자를 부정하면 자본주의 전반을 비판해야 할 겁니다.
다만 윗댓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자산가치가 오를때와 내릴때의 비대칭성이 문제가 됩니다. 자산(부동산)가치가 내려가면 담보가치 하향평가되면서 은행권까지 동반폭사할 가능성이 높아지지요. 결국 시스템리스크 때문에라도 어거지로 부양하는 측면이 있어서 손실은 1/n 이야기가 나오곤 하는 거지요. 즉 갭투자의 행태자체보다는 가격 상승과 하강효과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비판인 셈입니다.
결국 자본주의적이지도 않고 민주적이지도 않은 불합리한 가치분배이므로 비난받을만한 겁니다. 자본주의적으로 해결한다면 주식시장처럼 자산가치가 탄력적으로 움직여야하며, 민주적으로 해결한다면 토지공개념을 도입하여 가격과 공급량을 통제하여 해결해야한다는 거지요. 전자의 대안은 부동산 시장의 비탄력성으로 인해 상당히 어렵고 실패도 실증되었으니 후자쪽의 대안이 그나마 합리적이라는 게 현재의 담론입니다.
사실 부동산 시장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갭투자보단 가격탄력성을 이용한 덤탱이 씌우기 또는 폭탄돌리기에 가깝긴 합니다. 버블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일본의 버블이 크토록 클 줄은 당시에 누가 알았겠나요. 결국 갭투자라는 용어자체도 어폐가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