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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8 20: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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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선택설로 해당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력은 반반입니다. 본문의 설명도 일리는 있어보이지만 자연선택설에선 아예 반대방향에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선택 중에선 '성선택'의 영역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개체의 특질이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정도에 따라 번식 성공률이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생존에는 불리하더라도 번식의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는 특질은 집단에 상당부분 남게 됩니다. 수컷 공작새가 생존에는 불리한 화려한 깃털을 가진 덕에 번식의 기회를 많이 얻게 되듯 말이죠.
한편 생존에 불리한 특질은 짝짓기 상대에겐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앞서의 화려한 공작새와 평범한 공작새가 같은 조건으로 짝짓기를 시도한다면 암컷은 화려한 공작새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존에 불리한 특질을 '가지고도' 같은 조건이라면 다른 특질(체력, 지능 등)은 평범한 공작새보다 우월하다는 신호이기도 하니까요. 사슴의 뿔, 기린의 목, 인간의 왕찌찌(...) 등 실용성이란 개뿔도 없는 기관의 특질들이 설명됩니다.
암내도 비슷한 맥락이라 치면 갖은 맹수를 끌어오는 특질을 가진 사람이라면 실제로는 어떨지 몰라도 다른 짝짓기 개체에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쉽습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암내가 심해서 수십리 밖의 호랑이를 끌어올 정도까진 아닐거라 생각하여 이쪽이 맞는 설명 같지만...;
다시 반론한다면 암내가 심한 사람은 짹수를 못했기 때문이라 하면 대충 정합적인 설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선 암내에 대해 포용력이 있고, 우린 그렇지 않았다고 하면 대충 설명이 될 거 같기도 합니다; 미스터리라면 미스터리지만 너무 극단적인 설명은 좋지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