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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19: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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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성이라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런 요소가 없진 않는 거 같습니다. 유목민족이 사냥이나 쌈박질도 잘하지만, 수공예품 제작솜씨가 또한 뛰어났다고 합니다. 척박한데서 먹고 살려면 이런 기예가 필수적이었다고 유추해볼 수 있겠지만, 순서는 어떻든 지정학적인 요인도 비슷하게 결정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스페인은 대항해시대 초반부터 막대한 식민지의 금은 등, 부가 유입되면서 국내의 장인이나 제조업을 육성할 필요가 적었지요. 없으면 만들기보다 사오기를 선택하는 게 편하니까요. 한편 제조업자 입장에서는 식민지의 부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스페인 국내화폐의 평가절상 요인으로 인해, 수입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기 십상이었습니다. 국가에서 제조업에 대해 지원은 해보았다지만, 역시 수지가 안맞는 사업이었나봅니다. 즉 식민지 경영으로 인해 되려 제조업은 쇠퇴하는, 공업의 자체적인 기술축적이나 노하우 전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든 환경이었을 겁니다. 비슷하게 제국을 운영한 오스만투르크도 비슷하게 쇠락하지요.
반대로 독일은 식민지도 적고 심심하면 쌈박질을 해싸니까 자체적으로 공업생산을 늘려갈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이 누적되면서 차츰 격차가 생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영국과 이탈리아는 반반, 무역과 해운 등 자체적인 산업은 있어도 아주 부유하게 긁어모을 정도는 아니니까 균형있게(?) 제조업도 발달하게 된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