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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3 15: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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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자기 딴엔 무척 잘 썼다고 생각해서 올린 글일겁니다.
사회문제, 연예인 악플까지 들먹이며 거창하게 마무리 했으니까요.
몇몇 자영업자들이 불리하면 사회문제로 치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건 순수하게 개인의 인성 문제입니다.
자기 맘에 안 들게 했다고 손님을 "저 새끼"라 부른 게
어딜봐서 공공의 문제입니까. 당신의 문제입니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 투성이인 글이지만, 정리하자면,
1. 일단 사장님은 호의를 권리로 철썩같이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손님 받게 자리 비켜라, 라는 건 손님에게 실례입니다. 그 손님도 돈 내는 사람이고, 이미 주문까지 마쳤기 때문이죠. 따라서 예를 갖춰야 되는 건 사장입니다. 손님이 사정을 설명하며 당신의 비위를 맞춰서 거절할 "도의"는 당신이 만든어낸 당신만의 예절이구요.
2. "저 새끼"는 이미 충분한 쌍욕입니다. 아니라고 생각되면 상호를 "저 새끼 파스타"로 바꿔보세요.
3. 자신이 쌍욕한 부분은 "푸념"으로 미화시켰더군요. 자기 잘못을 절대로 인정 못 하는 부류들이 곧잘 하는 행동입니다. 자기 잘못은 미화, 남의 잘못은 격화. 푸념이라쳐도 적잖이 상스러운 푸념이 아닐 수 없군요. 그리고 사장 말대로 작성자가 기분 나쁘게 굴었다 해서 쌍욕을 들어도 되는 건 결코 아닙니다. 가는 말이 안 고왔다고 해서 오는 말이 범죄이면 곤란하지요. 깡패도 아니고요.
4. 항의하는 작성자에게 "저 아저씨 아닌데요? 욕 안 들릴줄 알았어요"라고 대꾸했다죠? 전혀 죄송한 사람의 반응으로 보이지 않아요. 그리고는 결국 나가도 된다고 했고..그런 상황에서 사장이 그런 말을
하면 그건 솔직히 꺼지란 뜻이죠. 이런 글이 올라오게 된 원인이라고 봅니다. 그래놓고선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시면 곤란하지요. 피해자는 작성자이고, 이런 글이 올라와서 사장님이 입을 피해는 "자초위난"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5. 자꾸 작성자가 디스크가 아닌 것 같다, 작성자가 말을 이쁘게 안 했다, 지인들(추정)까지 동원해서 작성자를 탓하시는데, 이건 하나도 미안하지 않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제가 그런 쌍욕을 들었다면 사장님은 경찰서나 병원에 계실겁니다. 제가 보기에 작성자는 곱디 고운 마음을 가진 분입니다.
예전부터 느낀건데 오유는 자영업자 비중이 높아요.
사실 오유 뿐만이 아닌, 이 나라의 자영업자 비중 자체가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노골적으로 자영업자의 편을 드는 분위기가 있고,
어지간히 잘못한 게 아니면 사장이 지탄받는 일도 드뭅니다.
반대로 진상글은 하루에도 수십개씩 올라오구요.
저도 일을 해봤지만, 진상은 전체 손님의 10%도 안 돼요.
90%의 선한 손님의 얘기는 아무도 하지 않죠.
그래서인지 선량한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더욱 위축되어 다닌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돈도 내고 눈치도 보고,
이젠 심지어 쌍욕까지 듣는다니, 상도의가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평소에 얼마나 손님을 ATM기 취급했으면,
자기 맘에 안 들게 군다고 저 새끼 소리를 했을까요.
마치 군대에서 간부가 말 안 듣는 사병한테 하는 것 같네요.
요즘은 군대에서도 그런 짓 하면 중징계 받습니다.
돈 벌자고 하는 게 장사이지만,
최소한의 프로의식은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자리가 없으면 대기를 시켜야지 먼저 온 손님을 비키게 하고
거절하니 쌍욕하고, 이게 사장님입니까 장사치입니까.
게다가 손님 혹은 저 새끼 입에 들어갈 음식을 만드는 분이잖아요?
음식에 뭘 넣을지 무서워서 파스타 먹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