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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01: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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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애 중에 한 녀석은 나이가 드니... 눈 부터 멀고, 귀 멀고 그러더군요.
퇴근해서 안아줘도 주인도 못 알아보고,
껴안고 따뜻하게 같이 눕자고 하면
힘이 드는지 자기 집에 들어가서 누워버리고.
그래도 화장실은 가리던데,
구름다리 건너기 전 한 달 전 부터는 소변도 못가리고...
한번 쯤 기운이 나면 자기 화장실까지 힘겹게 걸어가서
쉬야도 하던데....
그 마저도 얼마 안 되어 퇴근하고 나면 제 집이 척척하게 적실 정도로 젖어서
덜덜떨며 누워 있더군요.
이빨이 거의 나가고(17살) 혀가 기형이라 불린 사료도 노년이 되니 못 먹더군요.
젤로된 사료를 겨우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 두어달 먹였는데,
노화되는 건 회복이 안 되더군요.
그리고는 얼마 후 갔습니다.
안락사 시켰습니다...ㅠㅠ
중년 아재인 제가 동물병원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미칠 것 같더군요.
노견을 기르시는 분들... 힘네세요.
반려견 두 녀석을 먼저 보냈습니다.
아직은 다시 다른 애들을 맞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서
길에서 지나 다니는 멍뭉이들 보는 재미로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