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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5 11: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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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은 하나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뛰어난 시력과 청력, 후각과 미각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맛을 보며, 그것을 예술과 기술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두뇌를 가지고 있다.
제대로 훈련받고 적절한 도구만 있다면 자기보다 몇 배나 사납고 무서운 동물과도 동급이 될 수 있으며
적절한 판단으로 자신을 지키고 영역을 확고히 할 수 있다. 인간이 이런 판단과 사고를 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동물보다 뛰어난 두뇌를 활용해 일생의 대부분을 소통하고 연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지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뇌 라는 기관은 하는 일이 많은 만큼 각종 스트레스성 질환이나
질병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뇌는 조금만 손상을 입어도 각종 기관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으며
장점으로 여겨지는 판단, 인지, 언어생활과 같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뇌에 종양이 발생하게
되면 현대의 기술로도 완치가 힘든 수준에 이르기까지 한다. 하지만 뇌는 단단한 두개골이라는 통에 보호되어 있으며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아주 높은 확률로 안전하게 보호받는다.
다만 두개골 역시 인간 신체기관의 일부이므로, 격렬한 운동이나 작업을 할 때에는 반드시 헬멧과 같은 장비를
착용하여 더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크게 다쳐 막다른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사람의 활동을 온전하게 하도록 유도하는 뇌는...
"수현아, 뭐 읽어?"
동수가 학교 독서실에 앉아 책을 읽는 수현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수현은 아무 말이 없었다.
"뇌의 구조? 아, 나 이거 저번에 봤는데."
"저리 좀 가지?"
"아니 난 그냥... 뇌... 뇌 하니까 생각나는데! 이 책에서 사랑에 관한 내용도 나오거든. 그러니까, 사랑을 할 때에
뇌에서 분출되는 물질로 인해 상대방에게 특정한 감정을 가지게 되고...내가 지금 그런 물질이 뇌에서 나오는 것... 같고?"
탁 소리가 나도록 책을 덮은 수현이 벌떡 일어서 책을 동수의 가슴팍에 밀었다. 얼떨결에 그 책을 받은 동수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수현을 쳐다봤다.
"내 생각에는, 니가 이 책을 좀 더 봐야할 것 같은데? 왜냐면 넌 뇌를 잘 활용하지 않고 언어활동을 하는 것 같아서."
흥, 하고 비웃은 수현이 뒤돌아 빠르게 독서실 문 밖으로 나갔다.
거절당한 동수도 울고 하늘도 울고, 결정적으로 도서실 사서 당번을 맡은 2반의 성일이도 울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