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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1 17:51:44
50
3부
우린 분명 다섯 명이 방어회를 먹었다.
하지만 네 명의 아해만이 설사와 식중독을 일으켰고, 한 명의 아해만이 멀쩡했다.
녀석은 복통을 호소하는 네 명의 병간호를 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크림전쟁에서 활약한 나이팅게일 아니 하늘에서 우리를 보살피기 위해 내려온
면목동 백의의 천사 같았다.
물론 그런다고 녀석에게 여성 간호사에게 느끼는 호감이나 사랑의 감정이 싹튼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수액을 맞으며 화장실을 쉴새 없이 오갔고 멀쩡히 우리를 지켜보며 음료수를 날름날름 마시고 있는 녀석에게 물었다.
"야.. 우리는 이렇게 죽겠는데, 너는 왜 멀쩡해? 강철 대장을 가졌냐? 영어로... 아이언 ... 야.. 그런데 대장이 영어로 뭐지..?"
"에라이 무식한 놈아 대장도 모르냐 캡틴이잖아... "
"에이 더 무식한 놈아! 캡틴이 무슨 대장이야.. 제너럴이지.."
뱃속에 오장육부 대신 4성 장군님을 넣고 다니는 녀석들이 부끄러워 자는 척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나도 뱃속에 있는 대장이 영어로
몰랐다. 하지만 난 가만히 있었으니 중간은 되는거야..
그리고 그 날 가장 큰 반전은 우리에게 꽁꽁 언 회를 가장 먼저 먹자고 하고 직접 편의점에서 해동시켜 온 녀석만이 멀쩡했는데...
녀석은 일단 자기가 가장 먹자고 하고, 막상 편의점 전자레인지에서 해동시킬 때 전자파를 맞으며 사고력이 각성했는지 이걸 과연 먹어야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녀석은 우리가 방어회를 신나게 집어 먹고 있을 때 소주 안주로 젓가락에 초고추장만 열심히 찍어 먹었다고 했다.
이런 카이저 소제 같은 새끼를 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