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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7 16: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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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GV에서 직접 이야기한 바에 한정해서 말씀드리자면, 곡성은 지금 여러분들이 이야기하는 가설이 모두 성립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편집한 영화입니다.
예를 들어 일광이 살을 날리는 씬, 박춘배가 좀비로 살아나기 전후의 외지인 리액션, 마지막 시퀀스에서 양이삼이 외지인을 보며 '주여..'라며 탄식하는 샷 등등 해석하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해석이 가능하게 편집이 된 겁니다. 그래서 독버섯설, 외지인 악마설, 무명 귀신설 모두 성립할 수가 있어요. 그나마 영화의 내적 구조상 독버섯설이 맥거핀인 가능성이 높은 편일 뿐이죠.
개인적으로는 곡성이 구로사와 아키라의 걸작, 라쇼몽의 '직접적 관찰 버전'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논리적인 플롯, 닫힌 결말 등으로 선형식 전개와 흐름에 익숙한 관객에겐 최악의 영화가 되겠지만 영화를 해석하고 음미하고 반복해 즐기려는 관객들에겐 정말 오랜만에 만끽할 수 있었던 걸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