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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6 19: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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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애초에 윤리, 질서, 법이 감정과 공감에 기초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에겐 윤리가 없죠.
감정은 모든 인간 행위의 동기를 포괄합니다. 사랑, 질투, 분노, 욕심, 이것들이 사회 라는 공간에서 충돌하고 융합할 때,
이를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이용되는 것이 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식재를 마련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사냥하고, 농사를 짓고, 요리하고, 식재 보관을 위해 말리고, 절이고,
냉동 기술을 개발하는 모든 행위가 '먹고 싶다'라는 동기에서 출발하는 것이듯이 말입니다.
더 나아가, 필요에서 욕구(감정)이 나온 것이 아니라, 욕구에서 필요가 나왔습니다.
진화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태초에 생명이 발생하기 전의 관점에서 보았을때
생명의 존재 자체는 존속해야할 어떤 이유도, 동기, 가치, 목적도 없었습니다.
자기 복제를 하는 '성향'을 가진 유기화합물이 생성되기 시작했고,
'살아남고 싶다'는 감정을 발달시킨 존재가 살아남아 '존속'을 필요로 만든것 뿐입니다.
두서없는 이야기 입니다만,
요약하자면 님께서 감정에 휩쓸린다고 한 사람들은 지극히 자연스럽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고,
그것은 사실상 님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님이 말씀하시는 '감정이 들어가지 않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 역시,
좀 더 장기적이고 거시적으로 보아 그런 욕구와 감정에 부합하는 선택을 했을 뿐, 근본적인 동기에선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님과 그들의 차이가 단순히 장기적/거시적 안목의 유무의 차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단지 판단 기준과 준거가 다를 뿐입니다.
어떻게보면 인간 사회는 비합리와 비효율의 집합체입니다.
예를 들어 죽은 사람에게 값비싼 옷을 입혀놓고 화장해 재로 만들거나,
보이지도 않고 환경에도 해로운 값비싼 나무 관에 넣어 땅에 묻거나 하는 장례문화를 보면,
산사람을 위해 필요할 자원을 죽어서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을 사람에게 쓰는 비합리성을 보여줍니다..
일견 비합리성으로 보이는 것들이야 말로 사실 사람들의 감정과 필요를 고려한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이란 것이 애초에 합리적인 것이 아니니까요.
이런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어느 철물점에서 15달러에 판매하는 눈삽을 밤새 눈보라가 몰아친 다음날 아침 가격을 20달러로 올렸다면,
이것은 합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부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이라는 책에는 이런 사례가 나옵니다.
https://books.google.co.kr/books?id=305gCwAAQBAJ&pg=PT394&lpg=PT394&dq=%EB%88%88%EC%82%BD+%EA%B2%BD%EC%A0%9C%ED%95%99&source=bl&ots=HIB811MkIH&sig=bUPRFpMBSPL-olsWLxavnTz3BY0&hl=ko&sa=X&ved=0ahUKEwi8krGp8t7OAhVSNpQKHcvUABsQ6AEIGjAA#v=onepage&q=%EB%88%88%EC%82%BD%20%EA%B2%BD%EC%A0%9C%ED%95%99&f=false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물론 장기적 안목과 거시적 관점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 것은 비합리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감정에 휩쓸린 판단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꼭 틀린 판단이라고 할수는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