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2
2021-07-10 15: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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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결정론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범위가 좀 넓어 보여서,
좀 더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을것 같아요.
인과율 : 모든 현상에는 필연적인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는 법칙
과학철학에서 결정론 : 모든 현상은 물리적인 인과율에 의해 필연적으로 결정되어 있다는 관점,
다만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미시세계의 인과는 확률적인 현상이고 비결정론적이라는 반론이 존재.
도덕철학에서 결정론 : 고전 철학에서의 운명론을 이어받아
근대 자연과학적 결정론에서 파생된 개념,
모든 물리적 현상은 인과율에 의해 묶여있으며, 거기에는 인간을 둘러싼 환경과 인간의 두뇌 작용마저도 인과율에 의해 결정되어 있으므로,
진정항 의미의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의 정신은 아주 정밀한 기계적 작용이므로 제반 정보를 획득한다면 정확한 미래 예측이 가능하다는 관점.
개인적으로, 철학적 의미에서 결정론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세상이 결정론적이든 아니든, '나'라고 하는 '실존'의 관점에서 볼때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특정한 상황과 맥락에 존재하게 된 것이 어떤 필연적 인과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또한 '나'라는 존재가 그러한 특성, 성격을 가지게 된 것이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설명된다고 해도,
그 모든 사전적 요인으로부터 내가 내릴 모든 판단과 행동들이 결정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나'라고 하는 특정한 자아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로써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그 어떤 필연적, 인과론적 설명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그저 존재할 뿐인 현실이죠.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입니다.
그 어떤 인과도 내가 나라고 하는 우연을 설명할 수는 없죠.
그것은 필연인 동시에 우연이기에, "우연적 운명"이라는 말로 불린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우연에 의해 내가 나로써 태어났든 그것은 바꿀수 없는 운명이고, 어떤 필연적 결정론에 의해 내 앞의 운명이 정해져 있더라도, 나는 결국 나로써 주어진 삶 속에서 선택과 판단을 하며 행동하고 살아가야 할 뿐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것이 자유의지냐 필연적 운명이냐 하는 것이 아니고, 주체로써 어떤 행위를 실천할 것인가 하는 부분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