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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5 17: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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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자면 담배의 해로움은 약물성 자체보다는
기관지가 복합적인 화학성분을 흡수하는 기능의 기관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지 않나 싶네요.
소화기관은 화학물질을 분리, 분해, 해독하고 소화흡수, 배출까지,
다양한 성분을 안전하게 체내로 흡수하기 위한 기능을 갖추고 있지만
기관지는 단순히 대사를 위한 산소를 흡수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최적화 되어있을 뿐,
복합적인 물질을 선별하여 흡수하기 위한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은데,
물론 코털과 기관지의 융털, 먼지를 부착해 가래로 배출되는 점액등 공기를 필터링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곤 해도
흡연은 아예 폐를 통해 화학물질을 흡수할 목적으로 필터링 시스템을 초과하는 미세 입자를 쏟아붓는 것이니
청소조차 불가능한 폐에 수십년간 먼지를 축적시킨다고 생각하면 니코틴이니 타르니 하기 전에 어떤 물질을 들이붓든 해롭지 않을까 싶네요.
문제는, 흡연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니코틴의 체내 흡수에 목적이 있지 않다는 거죠.
니코틴 패치같은 대용품은 담배를 끊을 목적으로는 쓰여도 기호품으로서의 담배를 대체하지는 못하죠.
니코틴이라는 특정한 물질의 생화학적 특성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담배를 피운다'는 행위 자체가 니코틴의 흡수 이상의 복합적인 의미를 지니는 행위이기 때문에 단순히 약물로서의 기능으로는 담배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예로 알콜을 섭취한다는 것은 동일하지만 소주를 마시는 것과 맥주를 마시는 것은 문화적으로 상당히 다른 맥락과 상황을 지니죠.
이를테면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진하게 취해 속깊은 이야기를 하려할 때는 소주.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친구와 야식으로 치킨을 뜯으며 피로를 풀고자 할때는 시원한 맥주 같은 느낌으로.
물론 두가지가 언제나 전혀 다르다고 할수는 없지만, 기호품이라는건 화학성분으로서가 아니라 종합적인 경험으로서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