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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30 00: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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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총잡이 님께서도 '여성적인 남성'이라는 표현을 쓰시면서, 어떤 스테레오타입을 떠올렸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오빠, 언니, 같은 여성어를 쓰거나 톤이 높고 부드러운 말씨를 쓴다거나, 화장을 하거나,
패션에 관심이 많으며 원색적이고 곡선이 강조된 패션을 좋아한다거나, 쉽게 눈물을 흘리고 정이 많다거나 등등.
구체적으로 무엇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스테레오 타입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마찬가지로 '남성적인 여자'라는 말에도 그에 해당하는 스테레오 타입이 있을 겁니다.
그게 바로 남성성, 여성성이죠.
문제는 남성성, 여성성이 자신에 대한 성 관념과는 별개라는 겁니다.
누군가 아무리 자신은 스트레이트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어도,
꽃을 좋아하고 목소리가 간드러지고 화장을 하면, 한국 사회에선 여자같다, 게이냐, 트랜스젠더냐
같은 의심스러운 눈총을 받게 됩니다.
여성도 마찬가지죠. 여자가 숏컷을 하고, 털털하게 행동하고, 화장을 하지 않고 옷을 대충 입으면
여자가 여자다워야지, 여자가 조신해야지, 너 그러면 매력 없다 같은 말들을 듣게 됩니다.
남성이 남성성을 추구하거나, 여성이 여성성을 추구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아선 안됩니다.
남자답고 싶고, 여자답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남자에게 남자다워야 한다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규정하고 강요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폭력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어디까지가 강요고, 어디부터가 자신의 내면의 욕구인지 알기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남자 아이니까 울지 말라고, 눈물은 여자의 무기니까 그래도 된다고,
남자니까 가장이 되어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고, 여자니까 조신하고 순종적이어야 한다고.
남자는 보호하고, 여자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남자니까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여자니까 근육을 너무 키우면 안된다고.
사회가 온갖 종류의 그런 규정을 만들고 어려서부터 말로,
분위기로 직간접적으로 가르치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서 얼마나 자유로울까요.
그리고, 남성이 남성성을 추구하고 여성은 여성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발언은 작성자님의 글이나 제 댓글 중에서 나온 주장은 아닌듯 하네요.
오히려 저는 그런식으로 남성성, 여성성이 '규정 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고,
작성자님은 그런 관습을 타파할 수 있는지 모색하고 있습니다.
저는 남성성 여성성이 존재하고 각 개인이 그것을 추구하는 것과,
사회가 그것을 장려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별개고,
전자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지만 후자는 타파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전통적으로 '여성은 여성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당연히 여성 혐오로 취급하지만,
자칭 페미니스트들인 메갈리아는 '여자니까' 받아야 할것들은 다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니...
맥락도 없고 맛이 간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