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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8 23: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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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님께서 의문스럽게 여기는 현상에 제가 해당할지 모르겠지만...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같은 생각, 같은 사고방식, 같은 원칙을 적용해도 상황이 바뀌면 결론이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송인 김숙씨가 숙크러쉬, 가모장 이미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이걸 보면서 진짜로 가모장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뭔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김숙의 가모장은 가부장 사회를 비튼 풍자인데 말이에요.
미러링이라는 용어가 적절한 용어인지 모르겠지만,
메갈리아란 이름의 어원이 된 이갈리아의 딸들이나, 김숙의 숙크러쉬나 근본적으로는
정의상의 미러링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숙크러쉬가 두루 인기를 얻는 동시에,
메갈리아가 혐오를 퍼뜨리는 시대에 살고 있죠.
솔직히 말해, 저는 메갈리아가 등장한 직후까지만 해도
그럴수 있겠다 생각 했습니다. 미러링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쓴 글이 이런 글이었습니다. http://todayhumor.com/?phil_11638
사실 저는 일베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을 죽여 없애서 씨를 말려 버릴수 있는게 아닌 이상 우리는 결국 같은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일베라는 사이트를 없애서 사람들을 흩어놓는다 해도 곪은 상처가 썩어가듯 사회는 계속 병들어갈테니,
아무리 그들이 혐오를 퍼나른다고 해도 그 혐오를 혐오로 맞설것이 아니라,
그들이 왜 혐오하고 병들어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혐오를 용납하고 방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닙니다.
김숙과 메갈리아의 가장 큰 차이점은, 김숙은 혐오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숙크러쉬는 어디까지나 예능으로서, 풍자와 해학으로 역지사지 하는 것이지만,
메갈리아는 그 혐오를 자신의 것으로 삼음으로서, 카타르시스, 감정 배설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제가 잠시나마 그들의 미러링을 이해할 수 있겠다 생각한 것은, 비록 도를 지나친 표현들이 섞여있긴 해도
기본적으로는 풍자와 해학이라고 오해했기 때문입니다.
풍자는 사회를 비틀어 봄으로서 참신함을 느끼게 하고, 다른 관점의 존재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숙 "크러쉬"가 바로 그런 충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충격의 순간은 짧습니다.
메갈의 미러링은 이미 진부해진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들이 아직까지도 그런 진부한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은 그들이 타인을 혐오하고 짓밟음으로서 느끼는 우월감을 즐길 뿐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기본적인 생각은 변하지 않았고, 입장도 변하지 않았지만, 메갈의 미러링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것은
그들이 적극적으로, 의도적으로 혐오를 퍼뜨린다는 것을 명백히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흘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