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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01: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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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식이나 부동산의 기대값은 대체로 1보다 큽니다.
경제가 계속 발전하고,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한 그렇습니다.
땅을 경작하면 씨앗 한톨이 한줌의 이삭이 되듯이,
경제는 유에서 유를 창출하는 활동이고, 누군가의 노동을 가치있는 무엇인가로 만드는 과정이고,
주식도 가치 투자를 한다면 예금 저축처럼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 줄수 있습니다.
문제는 위험이죠. 기대값과 위험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농사를 짓는다 해도 위험은 존재합니다.
흉작의 위험, 농산물 가격 폭락의 위험, 그 밖에 농사를 짓는 사람만 알 수 있는 갖은 위험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경제활동은 선택이며, 투기입니다. 학원을 다닐 것인지, 과외를 받을 것인지,
대학을 다닐 것인지, 공무원 시험을 칠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디서 직장을 구할 것인지,
어디에 집을 살 것인지, 또는 전세나 월세를 구할 것인지, 대출을 받을 것인지, 결혼을 할 것인지.
모든 선택은, 미래에 대한 어떤 기대를 가지고,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위험을 부담하며 행하는 도박입니다.
그리고 한방을 꿈꾸는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위험을 떠안습니다.
로또가 그렇고, 도박중독이 그렇고, 주식투기가 그렇습니다.
한방을 노린 주식투기에서 흔히 발생하는 빈번한 주식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은 기대값을 더욱 낮춘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감당하지 못할 위험을 떠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가진자들은 자신이 마땅히 져야할 위험까지 못가진자들에게 떠넘기며 살아간다는 겁니다.
가진자들은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을, 못가진자들은 하이리스크 로우리턴을 떠안고 살아갑니다.
회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언제든 해고 될 수 있는 비정규직들, 외주노동자들.
못가진 사람들은 가진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회보장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그럼에도 정작 중요한 순간 큰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건강보험과 사회보장 제도들..
경제는 3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생산, 분배, 소비.
생산 활동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지만, 분배 활동은 분명히 제로섬 게임입니다..
우리 사회는 마치 가진자들이 카지노를 소유한 것처럼 굴러갑니다.
최근 특활비란 명목으로 수십억 단위의 혈세가 그런 자들의 뒷주머니를 불렸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밝혀지지 않은 눈먼돈은 훨씬 더 많겠죠.
저는 제가 뽑은 정치인이, 영웅처럼 혁명적으로, 혁신적으로 제 삶을 바꿔줄것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조가 잘못되었다면, 그것을 바꾸기 위해 이 제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이 구조를 바꿔줄 정치인이 있다면, 기꺼이 그런 사람에게 걸겠습니다. 그 도박은 별다른 위험조차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실, 기존의 제도를 존속시키고자 투표하는 이들, 소위 기득권층은 대체로 현명한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짊어져야할 사회적 비용과 위험부담은 남에게 떠넘기고, 이익만을 가져다줄 정치인을 뽑은 결과가 그런 거죠.
자신이 기득권층인줄로 착각하는 모지리들이 많다는게 문제겠습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