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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2 01: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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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분이 잘 설명해 주시긴 했지만,
사실 유태교-기독교 역사에서 항상 이방신들의 존재 자체를 없는 것으로 취급했던 것은 아닙니다.
물론 성서에서도 구약시대부터 야훼만이 유일한 신이며 다른 신은 없다고 여러번 강조하긴 했습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는 나의 증인, 나의 종으로 택함을 입었나니 이는 너희가 나를 알고 믿으며 내가 그인 줄 깨닫게 하려 함이라 나의 전에 지음을 받은 신이 없었느니라 나의 후에도 없으리라"-이사야 43:10
이런식으로요.
그러나 이때까지만 해도 존재 자체를 없는 것으로 보았다기보단,
이방신들의 신적인 지위를 부정했다고 보는게 더 맞을 겁니다.
사실 예수 시대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이방신들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마태복음 12장에서는 예수가 신들린 사람에게서 귀신을 쫓아낸 일화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유대교 바리새인들은 '바알제불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귀신을 내쫓을 수 없다'며
예수를 비난하려 했습니다. 이에 예수는 '그런 신은 없다' 고 한 것이 아니라,
'사탄이 사탄을 내쫓으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안망하고 버티냐'고 대응 했습니다.
윗분이 말씀하신 아우구스티누스처럼 '이방신들은 신이 아니라 (타락한)천사들일 것이다'라는 견해가 여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독교의 신은 '질투하는 하느님'으로 묘사되고, 천사들이 신을 대신해서 찬양받고 숭배받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이런 이방신들은 신에 대적하는 타락한 천사, 악마, 사탄이나 사탄의 추종자들로 이야기 되는 거죠.
바알제불(또는 바알제붑, 바알세불)은 기독교 역사에서 언급되는 모든 이방신 중에서 가장 유명한 이방신일 겁니다.
이스라엘 땅의 선주민이었던 가나안 사람들이 숭배하던 신이었고,
이스라엘 건국 이후로도 유태교인들은 바알 숭배를 뿌리뽑기 위해서 수세월을 싸웠습니다.
재미있는건 이 이름의 의미인데요, 바알제붑은 '파리들의 주인'이라는 뜻이라는 겁니다.
섬에 표류된 아이들의 행동들을 통해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그린 소설 '파리 대왕' 역시 이 바알제붑에서 따온 거죠.
당연히 원래부터 그런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원래의 명칭은 '바알 제불'로, 높은 곳의 주인이라는 뜻입니다.
이방신을 깎아내리길 원했던 유대교인들이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의미의 단어로 바꿔버린 겁니다.
덕분에 아직도 여러 매체나 창작물에서 바알제불은 파리의 모습으로 묘사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