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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1 03: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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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품이 소비자의 생활유형을 따라오지 못하는걸 전통과 애국에 매달리게 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입는 옷들이 양옷이라고는 하지만, 이게 14~17세기에 입던 전통 옷들이 아니라 수없이 개량을 거친 옷인걸 감안한다면, 한복도 전통과 애국이 아니라, 소비할 수 있는 형태로 개선이 되야하겠지요. 소비자의 편의를 무시한 상품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해당 산업이 먹고 살기 힘드니 도와달라는건 생산자의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하는거구요. 주판, 붓, 활자, 마차, 대장간, 기왓장, 짚신, 갓 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을수도 있고 한때는 거대한 산업이였던건 사실입니다만, 사람들의 삶의 형태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죠.
소비자의 소비 행태를 보고 눈을 좀 더 넓혀야 할 때가 아니나 싶습니다. 한복을 소비하게끔 하고 싶다면, 한복 디자이너라고 한복만 디자인 하는게 아니라,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저가의 상품라인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겠지요. 저가 상품이, 저가의 한복을 뜻하는건 아닙니다. 한복의 느낌을 살짝 담은 파우치, 악세사리, 헤어밴드, 핸드폰 케이스, 가방, 모자, 벨트, 필통, 화장품가방, 등 손쉽게 소비할 수 있으면서도 한복의 냄새가 나는 상품으로 한복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나가는게 필요하겠죠. 그리고 이때까지 이런 것들을 제대로 설계하고 실천하지 못한 책임은 생산자지, 전통을 잊은 소비자 탓이 아니죠.